진균학

식용·약용버섯의 생리활성 물질과 건강기능식품 개발 현황

진균이 2025. 10. 10. 19:13

서론: 버섯,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기능성 생명소재로

최근 10년 사이 ‘식용·약용버섯’이 식탁을 넘어 의약·건강기능식품 산업의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기능성 식품 시장에서 버섯 유래 성분은 약 7%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표고, 영지, 상황, 동충하초 등 다양한 버섯 속에는 인체 대사와 면역을 조절하는 생리활성 물질(bioactive compounds) 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면역력 강화 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들은 그 과학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버섯을 미래형 천연 의약소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버섯의 주요 생리활성 물질

버섯은 진균(fungi)에 속하는 생물로, 세포벽과 대사 경로에서 인간과 다른 독특한 화학구조를 형성합니다. 그 결과 다양한 2차 대사산물이 생성되며, 주요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β-글루칸(β-glucan)
    • 다당류의 일종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합니다.
    • Lentinula edodes(표고버섯)와 Ganoderma lucidum(영지버섯)에 풍부합니다.
    • 최근 연구에서는 β-글루칸이 장내 미생물군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2.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
    • 인체 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천연 아미노산으로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가집니다.
    • 특히 느타리버섯과 양송이에서 다량 검출되며,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노화 지연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3.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
    • 영지버섯, 상황버섯의 대표 성분으로, 항염, 항암, 간 보호 효과가 있습니다.
    •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면역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4. 폴리페놀류(Polyphenols)
    • 강력한 자유라디칼 제거 효과로 항산화와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을 줍니다.
    • 식품 저장 중 산화 방지제나 피부 노화 억제용 화장품 소재로도 활용됩니다.

버섯의 생리활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버섯 성분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면역 조절 및 질병 예방 효과를 지닌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1. 면역 활성화와 감염 억제
    • β-글루칸은 대식세포(macrophage)와 자연살해세포(NK cell)를 활성화시켜 감염 저항력을 높입니다.
    •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강화 식품 시장에서 버섯 추출물의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2. 항산화 및 항염 작용
    • 에르고티오네인과 폴리페놀은 활성산소종(ROS)을 제거해 세포 손상을 줄입니다.
    • 이는 심혈관 질환, 당뇨, 노화 관련 질환의 예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3. 항암 효과
    • 영지버섯의 트리테르페노이드, 표고버섯의 렌티난(lentinan)은 종양세포 성장 억제 및 면역계 조절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러한 성분을 보조항암제 형태로 연구·개발 중입니다.
  4. 장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
    • 식이섬유와 β-글루칸은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역할을 합니다.
    • 이는 대사질환 예방과 정신건강(‘장-뇌 축’ 연구)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산업에서의 응용과 개발 동향

버섯 유래 생리활성 물질은 천연 성분으로 안전성이 높고, 합성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 분말·캡슐형 보충제: β-글루칸 및 에르고티오네인을 농축해 면역력 강화용 제품으로 상용화.
  • 기능성 음료: 느타리버섯 추출물을 첨가한 피로회복 음료가 일본과 유럽에서 출시됨.
  • 스킨케어 제품: 트리테르페노이드의 항산화 특성을 이용한 피부 미백 및 주름 개선 크림 개발.

또한, 2025년 기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버섯 유래 생리활성 물질을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추가 검토 중입니다.
이로 인해 향후 ‘기능성 버섯 산업’ 은 농업, 식품, 제약을 아우르는 융합 분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속 가능한 생산과 환경적 가치

버섯은 낮은 에너지와 자원으로 고단백, 고기능성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생물입니다.
특히 커피박, 톱밥 등 농산 부산물 재활용을 통한 버섯 배양 기술은 탄소 저감형 순환농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명공학 산업 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결론: 미래식품에서 생명소재로

식용·약용버섯은 인간의 식탁에서 오랜 세월 함께해온 존재이지만, 이제는 ‘먹는 약’에서 ‘치유하는 생명소재’ 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면역 조절, 항산화, 항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버섯 성분들은 약학적 가치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들 성분의 정량적 규명과 임상 근거 확보, 그리고 대량 생산을 위한 바이오공정 기술 개발 입니다.
자연이 선물한 생명체인 버섯이, 인류 건강의 미래를 지탱하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