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균학

항진균제 내성 진균의 출현과 글로벌 건강 위협

진균이 2025. 8. 31. 10:09

항진균제 내성 진균의 급증과 인류 보건에 미치는 파장

항진균제의 개발은 곰팡이 감염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균학 연구에서는 기존 항진균제에 저항성을 가진 진균의 출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항진균제 내성은 감염의 치료 실패, 입원 기간 증가, 의료 비용 상승, 나아가 치명적인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의학적 문제가 아닌, 글로벌 공중보건 위기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성 진균인 칸디다 아우리스(Candida auris),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 등의 종은 다수의 항진균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감염을 유발합니다. 진균학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유전자 돌연변이로 보기보다, 환경 변화, 농업용 살균제 남용, 병원 내 전파 구조와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합니다. 이제 항진균제 내성 문제는 세균 내성과 유사한 수준의 글로벌 대책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 항진균제 내성 진균과 그 특성

진균학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내성 진균은 칸디다 아우리스입니다. 이 균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전 세계 병원에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이 균의 가장 큰 위협은 다양한 항진균제에 대한 다제내성입니다. 플루코나졸, 암포테리신 B, 에키노칸딘 계열 모두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는 현재 치료 옵션을 사실상 봉쇄하는 수준입니다. 칸디다 아우리스는 또한 진단이 어렵고, 병원 내 표면에서도 오랜 기간 생존이 가능하여 감염 통제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입니다. 이 진균은 폐를 중심으로 감염을 일으키며, 면역 저하 환자에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트리아졸 계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농업에서 살균제로 사용되는 트리아졸계 화합물과의 구조적 유사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균학은 환경 내 항진균제 선택압이 병원성 진균의 내성 진화를 촉진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항진균제 내성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진균의 항진균제 내성은 다양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진균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에르고스테롤 생합성 경로에 작용하는 트리아졸 계열에 대해, ERG11 유전자 돌연변이 또는 발현량 증가가 관찰됩니다. 이 유전자는 항진균제의 타깃 단백질을 암호화하며, 구조 변화나 과발현은 약물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약효를 감소시킵니다.

또한 진균은 다약제 내성 수송체(multidrug efflux pumps)를 활성화하여 약물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도 내성을 획득합니다. ABC(ATP-binding cassette) 계열 또는 MFS(major facilitator superfamily) 계열의 수송체 유전자가 대표적이며, 이들 유전자의 발현 조절은 환경 자극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진균학의 분자 수준 연구는 이러한 내성 메커니즘을 정밀 분석하여 차세대 항진균제 개발에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글로벌 보건과 진균 내성 대응 전략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우선 관리 대상 진균 목록(Fungal Priority Pathogens List)’을 발표하며 항진균제 내성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내성 진균의 전 세계 확산은 국경을 넘는 문제이며, 감시체계, 진단 기술, 치료 가이드라인 모두가 국가 차원이 아닌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대응 전략으로는 병원 내 감염 통제 강화, 항진균제 오·남용 최소화, 신속 진단법 개발, 신규 기전 기반 항진균제 연구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진균학 기반의 유전체 분석은 내성 유전자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유행 균주의 계통 및 전파 경로를 추적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농업 분야에서는 트리아졸계 농약의 사용 규제를 통한 환경 내 항진균제 내성 선택압 감소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진균학은 인간과 환경, 진균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함으로써 효과적인 방역과 치료법 개발에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

항진균제 내성 진균의 증가는 단순한 감염 문제를 넘어, 인류 보건 체계의 신뢰를 시험하는 위기입니다. 칸디다 아우리스,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와 같은 내성 진균의 등장과 확산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진균학은 이러한 위협을 정확히 진단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와 감시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학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균 내성 문제를 세균 항생제 내성과 같은 수준의 글로벌 공중보건 의제로 인식하고, 과학적·정책적 대응을 병행해야 할 때입니다.